인문사회과학 > 다양성 | Bg7여ㅎ
여성의 남성성
굉장히 신선하다. '여성의 남성성'에 관해 처음으로 명명하며 박사논문을 쓴 저자의 퀴어 연구를 모은 책. 경계를 허물고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이매진 컨텍스트 52권. 지금 활동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퀴어 이론가 중 하나인 주디스 핼버스탬 또는 J. 잭 핼버스탬이 2014년 번역된 『가가 페미니즘』에 이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지금껏 톰보이, 안드로진, 부치, 스톤 부치, FTM 트랜스섹슈얼 등 남성적 여성들은 현대적인 레즈비언 주체에 미달하는 존재, 마초를 모방하는 미숙아, 가부장적 남성성을 미처 벗어던지지 못한 존재로 여겨졌고, 우울하고 병적인 모습으로 묘사되며 페미니즘과 레즈비어니즘 안에서도 억압돼왔다. 어릴 때 ‘남자 같은 여자애’였고 지금은 ‘남자 같은 여자’인 핼버스탬은 퀴어 방법론과 도착된 현재주의라는 새로운 개념과 분석 도구로 무장한 채 제도적 이성애와 젠더 이원론을 상대로 학술적 백병전을 벌이며, 모호한 자기 삶과 정체성을 해명하고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치적 기획을 밀어붙인다. 스스로 책의 소재가 되거나, 드랙킹 공연의 참여 관찰자이자 관객 자리에도 앉는 핼버스탬은 존 래드클리프 홀을 비롯해 19세기부터 20세기 초를 살다간 사람들, 할리우드 영화나 B급 영화나 독립 영화들, 당대의 드랙킹 문화 등을 넘나들며 역사와 대중문화 속 남성적 여성들을 탐구하는 ‘문화 습격’을 감행한다. 남자 없는 남성성, 남성적 퀴어 여성들의 다른 삶은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열린다. 무엇으로 구분되지 않는 만큼 부끄러워하기를 강요받던 ‘남성적 여성’이라는 ‘낙인’은 남성성을 남자들에게만 특권적으로 부여하는 현실을 뒤바꿀 ‘힘’이 된다.
저자. 주디스 핼버스탬
출판사. 이매진
출간 연도. 2015